당신도 아침 저녁으로 보고 있잖소. 내가 얼마나 당신 아버지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소?
당신 아버지의 환심을 사야 한다니까 수치스러운 일까지도 매일 같이 감수하고 있는 거 아니오.
요즘에는 그것도 많이 능숙해졌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주의, 주장에 전적으로 찬성을 한다든가,
결점을 오히려 추려올려 장점이라고 말해 준다든가, 뿐만 아니라 어떤 짓을 해도 그저 지당한 처사라고 비위를 맞춰주는 것이요.
이 이상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나는 요즘에 와서 깨닫게 되었소.
찬사가 너무 지나쳤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소. 이쪽이 아첨하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도 하등의 상관이 없단 말이오.
교활한 인간일수록 언제나 아첨에 잘 속아 넘어가거든.
그 아무리 무례한 바보 같은 짓이라도 잘 했다고 비위를 맞춰 주면 그걸 액멱 그대로 받아들인단 말이오.
내가 하고 있는 짓은 정직한 사람으로서는 약간 거리끼는 일이지만 사람을 이용하자면 타협이 불가피하지.
누굴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이런 졸렬한 방법 밖에 없다는 건 서글픈 일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어쩌겠소.
그건 내 죄가 아니오. 아첨을 잘하는 사람에게 죄가 있는게 아니라 아첨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못이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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