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에게) 슬픔처럼 잡스러운 게 없을 게다.
그런데 길아 나는 어이해 이리 서럽기만 하냐? 이(爾),
너도 아프지? 그렇지? 이(爾), 소리를 질러라.
살려달라고 구걸을 해봐. 소리치지 않고 그렇게 계속 웃으면,
나는 니가 아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짓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이(爾), 말해라. 니가 말하지 않으면 때리는 나는 부끄러워지지.
그래서 나는 더 세게 너를 때리게 된단 말이다.
말해봐. 아프다고, 제발 그만두라고 말해보란 말이다.
이(爾), 너는 내가 밉지? 그렇지만 말 못하는 게지?
내가 왕이라고 말 못하는 게지? 넌 등짝이 찢겨 핏발이 서도,
온몸에 시커먼 피멍이 들어도, 그러다 숨이 끊겨도 내가 싫다고,
내가 밉다고 말 한마디 못할 놈이지? 이(爾),
너는 즐기는 게지? 넌 내가 때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게지?
니가 아파하면 나도 아플까봐 가만있는 게지?
가만있으면 나는 니가 이 짓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단 말이다.
그리고 나도 이 짓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너를 찾게 된단 말이다.
그리고 나도 이짓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너를 찾게 된단 말이다.
이렇게 자꾸 자꾸... 아프다고, 그만두라고 소리쳐 보란 말이다.
어서. 제발 아프다고 말해. 이(爾), 너도 아픈 게지? 나처럼 아프지?
(공길의 눈을 가린 천을 풀며) 나를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