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에게) 나 어려 종살이 할 때 말이야.
누가 겁 없이 안방마님 금붙이 훔쳐간 적 있었어.
주인양반이 종놈들 죄 모아놓고 호통 만통을 쳤지.
근데 누구 하나 나서는 놈 없더라고.
엄동설한인데 좀 추웠겠어?
근데, 거참 이상하지 꼭 그 금붙이를 내가 훔친 것만 같더라고
"어르신, 제가 훔쳤어요. 제가요' 그 말을 하는데 왜 오줌이 질 흘러내리는지....
바지춤을 타고 그 뜨뜻한 오줌이...
뜨뜻한 게 어찌 그리도 시원하던지.
지금 꼭 그런 기분이야.
아주 시원해. (사이)
난 내 가슴이 벌렁거릴 때만 살아있다고 느껴.
그래서 온거야. 내가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내가 살아서 웃고 떠들고, 치받고 얻어맞고, 싸고 갈기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누구도 그걸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리려고 온 거라고.
너를 두고 한양을 떠날 수도 있었지만 내 벌렁대는 가슴을 따라 온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