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푹푹 찌는 여름에 만원 버스를 타 본 적이 있을 거야.
버스 안은 찜통 같은데다, 콩나물 시루 처럼 들어찬 사람들은 또 어찌나 시끄럽고 북적대는지
당장 내려버리고 싶은 마음뿐일 거야.
하지만 그대로 내려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엄마가 내려야 할 곳이 아직 오십 블럭이나 남았기 때문 아냐?
하지만 난 달라. 단 당장 내려버릴 수 있어.
왜냐하면 그 렇게 오십 블럭을 더 가서 내린대야 어차피 내려서는 곳은 마찬가질 테니까.
마음만 내키면 난 언제든 내릴 수 있어.
이만 하면 충분하다 싶을 때가 바로 내 정류장이 되는거야.
그리고 이제 모든 게 충분해.